- “중대형교회, 작은 교회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 ‘총회 3000교회100만성도 운동’ 들여다보고 펼쳐보기
- 작은 교회들, 교사 한명·교인 없어 어려움 호소…종합적인 지원 필요
- 2012.09.12 00:27 입력
‘총회 3000교회100만성도 운동’이 2007년 9월 제57회 정기총회에서 결정된 이래 2008년 1월부터 교회가 계속해서 개척되고 있다. 이에 이 운동으로 개척된 교회의 상황을 들여다보는 것과 함께 교회 개척의 현실, 이 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몇 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① 총회 3천교회백만성도 운동, 5년 지나기
② 건강하게 성장하는 1호 ‘진해풍성한교회’
③ 교회 개척 이대로 좋은가?
④ 3천 교회 운동과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2)
부모가 자식을 낳고도 돌보지 않는다면 그 아기는 어떻게 될까? 전적인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그 아이는 얼마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말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교회 개척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교회를 낳아만 놓고 책임을 지지 못하고 있다. 교회 개척이 시작부터 약하게 되다보니 개척 이후에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형편에 있다. 개체교회가 또 하나의 교회를 낳는 것이 아니라 주 후원 교회는 있지만 모교회가 없이 새롭게 교회가 태어나는 것이다.
개체교회가 또 하나의 교회를 낳는 경우 개척된 교회는 모교회로부터 기도, 재정, 인력 등의 면에서 전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대부분 개척 교회의 경우 재정과 기도 등에서 주 후원 교회와 다른 교회들의 지원을 받아 교인들은 없지만 교회로서의 명맥만 겨우 유지하게 된다. 교단 헌법에서는 말하는 ‘기도소’ 개념의 교회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개체교회가 제대로 낳은 개척 교회는 힘 있게 성장하게 된다. 그렇지 못한 교회는 개척교역자, 환경 등의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나 기존 교인이나 불신자 한명 데려오기도 힘에 부친다. 사람들은 교인이 거의 없는 교회에 찾아드는 것을 대체적으로 꺼리는 실정이다. 이것이 오늘날 개척 교회 등 작은 교회의 현실이다. 교회가 개척되고 오래됐다고 할지라도 텅 빈 예배당을 반기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개척 교회가 힘 있게 사역해가기 위해서는 재정뿐만 아니라 개척 교회에 알맞은 인력이 필요하다. 결국 이것은 기성 교회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된다.
기존 교회의 전적인 지원을 받아 개척된 교회는 당연히 그 교회로부터 재정, 인력 등의 면에서 도움을 받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물론 여기에는 개척교역자의 불신자들을 향한 전도의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교회들로부터 재정은 어느 정도 지원받지만 일꾼이 없는 교회는 상황이 다르다. 이제 막 개척됐던지, 교회가 세워진지 오래 됐던지 간에 교인이 거의 없는 경우 평신도 사역자 한 명이 절실하다. 이것은 교회가 어디에 있든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농어촌교회든, 도시 미 자립교회든 관계없이 일꾼이 필요하다.
경남의 한 농촌 교회는 그 교회로 봉사활동을 나온 도시 교회에 “선교사를 파송하듯 매주 청년 교사 한 명을 파송해주면 유년주일학교를 운영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청년 한명을 요청했으나 해당 교회는 고심하고 있다. 사실 두 교회의 거리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 농촌 교회가 목회자와 사모가 주일학교부터 모든 사역을 도맡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먼 거리상의 이유로 선뜻 그 요청에 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면에서 그 농촌 교회가 있는 지역에 작은 교회들을 도울 수 있는 거점교회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교회 내 사역을 위한 봉사자나 일꾼도 실제로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부로 내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도시 교회와 농촌 교회가 교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거리가 문제가 된다면 그 농촌 교회에서 가까운 다소 규모 있는 교회가 해당 교회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 도시 교회가 농촌 교회를 봉사활동으로 지원했듯이 자립교회들이 미 자립교회들을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재정, 인력 등의 면에서 규모가 작은 교회는 자립교회의 도움이 없이는 성장하기가 어렵다. 현재 노회 규모 단위에서 개체교회들을 관리하고 있으나 노회 자체가 열악한 경우가 많아 노회 안의 작은 교회들을 돌아볼 겨를이 있다. 사실 노회는 노회 안의 교회들의 상황에 대해 파악하는 것조차도 힘들다. 이게 현실이다. 목회자 단독이든, 특정 교회의 전적인 후원을 받아서 교회가 개척됐던 간에 교회 성장에 개척교역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작은 교회들은 외부의 전적인 지원이 없이는 성장은커녕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개척교회 교역자들이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용기를 얻고 교회가 성장해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조그마한 성장의 불씨가 필요하다.
진해북부교회 이명호 목사는 “도시 미 자립교회를 제외하면 도시 교회가 재정이나 교회 운영 면에서 여유가 있다. 도시 교회가 농어촌 교회 한 개라도 책임지면 농어촌 교회가 힘을 얻고 농어촌 선교에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해외선교는 어느 교회든지 하지만 농어촌 교회 지원을 생각하는 교회들이 많지 않은데 도시 교회가 재정, 인력, 봉사활동 등으로 농어촌 교회를 지원하는 데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목회자들은 교회개척설립예배 시 “교회 개척은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개척되는 교회가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에 부흥하고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다. 그럼 개척된 교회들이 성장해서 자립 교회로 가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은 대체 무슨 문제 때문인가? 여전히 개척된 교회는 존재하지만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함으로써 외부 재정지원에만 의존한 채 겨우 교회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는 생명이 있는 공동체다. 그러기에 활발하게 움직이고 성장해야만 한다.
또 하나의 교회가 개체교회에 의해 제대로 개척되고 그 교회에 의해 전적인 후원을 받는 것은 임산부가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과 함께 출산 이후 아기를 사랑으로 돌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행여 목회자 단독으로 교회가 개척됐다고 하더라도 개척된 이후에는 규모 있는 교회들의 전적인 돌봄과 지원 아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 자생하기 어려운 작은 교회는 큰 교회들의 돌봄과 후원이 없으면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이에 규모 있는 교회들의 작은 교회들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제는 규모 있는 교회들이 농어촌교회, 도시 미 자립교회 등 작은 교회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할 것이다. 2010년 1차 결성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된 ‘작은교회세우기연합’(대표 정성진 목사, 거룩한빛광성교회)은 정릉교회(담임목사 박은호) 등 지역마다 중대형교회들인 8개 거점교회들을 통해 작은 교회들을 형제교회로 삼고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각자 고유한 은사로 작은 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모인 목회자와 평신도 사역자 모임인 교회, 문화사역, 의료선교, 목회자, 다문화, 장애인, 전도 등 7개 지원팀의 ‘사역자 지원 네트워크’를 통해 작은 교회를 돕고 있다. 중대형교회가 작은 교회들의 행사도 지원하면서 1~3년 간 그 교회들과 함께 가게 된다.
작은교회세우기연합 사무국장 이창호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탈진하거나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작은 교회가 무너지는 것은 교인이 없기 때문이다”며 “거점교회로 하여금 작은 교회에 예배, 전도 지원팀 등을 보내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패러다임의 변화다.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 교회들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중대형 교회들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작은 교회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의지와 자세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중대형교회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전도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작은 교회들을 전적으로 돌봐야 한다. 작은 교회가 교인 2,3명 놓고서는 힘이 없다. 여기에 외부교인 3~5명만 더해져도 힘이 난다. 목회자들이 탈진에서 일어나고 교인들도 늘어나게 된다. 전도가 되는 것이다. 중대형교회는 교사 한 명, 교인 한 명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교회, 작은 교회들을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교회들이 필요한 환경을 채우는데 관심을 갖고 채우도록 해야 한다.
이국희 기자 cookie02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