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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율례를 내게 가르치소서”
시편 119편

황원하 목사(대구 산성교회)



1. 서론 : 고난 당하는 의인

  ‘고난 당하는 의인’은 성경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주제입니다.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며 고난을 당했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백성들의 회개를 촉구하며 하나님의 심판을 예언했는데,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중들의 의심과 분노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약의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가운데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또 역사 속에서 수많은 개혁자들과 옥중 성도들이 목숨을 걸고 진리를 사수하며 고난을 당했습니다.

  오늘 본문 속 시적 화자도 어려움 가운데 처해있습니다. 본문 속에서 주인공이 당한 어려움에 관한 단서들이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시의 주인공은 비방과 멸시를 당하고 있습니다(22절, 42절). 그리고 고관들도 주인공을 비방하며 불이익을 안겨줬습니다(23절). 또 주위에서 교만한 사람들은 주인공을 심하게 조롱했습니다(51절).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이 악인들의 줄이 자신을 포박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주인공은 대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마치 줄에 묶인 듯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습니다(61절). 뿐만 아니라 이들은 거짓으로 주인공을 모함하고 공격했으며(69절, 78절), 주인공이 함정에 빠지도록 웅덩이를 팠습니다(85절). 게다가 악인들은 ‘이유 없이’ 주인공을 핍박하여 죽기 직전의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86절).
  그래서 본문에 나타난 주인공은 자신의 심경을 내 영혼이 진토에 붙었고(25절), 나의 영혼이 눌림으로 말미암아 녹았다고 표현합니다(28절). 게다가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온갖 거짓과 비방과 모함 때문에 주인공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39절).

  시적 화자는 외부로부터 오는 공격 때문에 낙심하고 두려워하고 있었고, 또한 내면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36-37절을 보십시오.

  “36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
   37 내 눈을 돌이켜 허탄한 것을 보지 말게 하시고 주의 길에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고통의 순간에 시의 주인공은 주의 증거들보다 탐욕과 허탄한 것들에 더 끌렸습니다. 이는 악인들의 비방을 견디고 거짓 함정에 빠져서 모함을 당할 때 간편하게 악인들과 타협하여 위기를 모면하고 싶은 인간적인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붙들어 주심으로 하나님을 향한 시선을 놓치지 않기를 간구합니다.


  그런데 왜 주인공은 이렇게 악인들에게 둘러싸여 낙심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까요? 그것은 온 세상이 하나님을 떠나 죄와 비참함 가운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하나님을 창조주와 통치자로 모시기 싫어하며, 그 자리에 자신이 앉아 있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통치를 따라 살아가는 의인들의 삶이 그들에게는 눈에 가시처럼 불편한 것입니다.


2. 화자의 간구 : “주의 율례들을 내게 가르치소서”

  하지만 시적 화자는 이런 고난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붙듭니다. 55절과 62절을 보겠습니다.

  “55 여호와여 내가 밤에 주의 이름을 기억하고 주의 법을 지켰나이다”
  “62 내가 주의 의로운 규례들로 말미암아 밤중에 일어나 주께 감사하리이다”

  여기에 ‘밤’이라는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시편에서 밤은 의인들이 고난당하는 힘든 시기를 표현할 때 사용되곤 합니다. 따라서 지금 시적 화자는 악인들에게 고난을 당하는 어두운 밤을 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의 이름을 기억하여 지키며, 더욱이 주의 의로운 규례들로 인하여 비록 어두운 밤이지만 굴복하지 않고 ‘일어나’ 주께 감사드립니다.

  결국, 이 말씀을 통하여 어두운 밤을 지날 때 우리를 붙들고 일으켜 세우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편 119편에는 시적 화자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말씀을 가르쳐주시기를 간구하는 내용이 수차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5 ... 주의 율례를 지키게 하소서”
  “12 ... 주의 율례들을 내게 가르치소서”
  “19 ... 주의 계명들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
  “26 ... 주의 율례들을 내게 가르치소서”
  “27 ... 나에게 주의 법도들의 길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33 ... 주의 율례들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64 ... 주의 율례들로 나를 가르치소서”
  “68 ... 주의 율례들로 나를 가르치소서”
  “73 ... 내가 깨달아 주의 계명들을 배우게 하소서”
  “124 ... 내게 주의 율례들을 가르치소서”
  “135 ... 주의 율례로 나를 가르치소서”
  “169 ... 주의 말씀대로 나를 깨닫게 하소서”

  그렇다면 시적 화자는 고난의 상황에서 왜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자신을 가르치시기를 간구할까요? 1-2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1 행위가 온전하여 여호와의 율법을 따라 행하는 자들은 복이 있음이여
   2 여호와의 증거들을 지키고 전심으로 여호와를 구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시의 주인공이 이렇게 간구했던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편 119편 안에서 고난을 당한 의인이 말씀으로 인하여 받는 복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복들은 세상이 말하는 재물과 권력 같은 것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 수 있게 하는 복들입니다.


(1) 즐거움 (14절, 16절, 24절, 47절, 70절)
  하나님의 말씀은 고난 중에 있는 의인들의 마음에 즐거움을 줍니다. 69-70절을 보십시오.

  “69 교만한 자들이 거짓을 지어 나를 치려 하였사오나 나는 전심으로 주의 법도들을 지키리이다 70 그들의 마음은 살져서 기름덩이 같으나 나는 주의 법을 즐거워하나이다”

  악인들은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마음은 살이 쪄서 기름덩이 같습니다. 고대에 기름이 아주 귀한 물건이었음을 생각할 때, 이들은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69절에서는 이들을 교만한 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시적 화자는 전심으로 주의 법도를 지키며 주의 법을 즐거워한다고 고백합니다. 주의 법도를 지키고 주의 말씀을 즐거워하는 것은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다는 뜻입니다. 삶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우리의 자비로운 주님께서는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책임지고 인도하십니다. 따라서 시적 화자는 119편에서 반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한다고 고백합니다.

  “55 여호와여 내가 밤에 주의 이름을 기억하고 주의 법을 지켰나이다
   56 내 소유는 이것이니 곧 주의 법도들을 지킨 것이니이다”

  비록 고통스러운 밤이 찾아오더라도 주의 이름을 기억하고 주의 법을 지킨 화자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간 것’이 자신의 소유이며 자랑이라고 담대하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이 세상의 진정한 주관자는 한 분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고난 속에 긴 밤을 지날 때에 더욱 주의 말씀을 가까이 하십시오. 악인들이 사방에서 욱여싸고 온갖 모함과 함정으로 우리를 괴롭게 할수록 더욱 더 주의 말씀을 가까이 하십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며 고난 중에 기쁨과 즐거움을 주실 것입니다.


(2) 회개(59절, 60절)

  고난 중의 의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의지할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또 다른 복은 회개입니다. 59-60절을 보십시오.

  “59 내가 내 행위를 생각하고 주의 증거들을 향하여 내 발길을 돌이켰사오며
   60 주의 계명들을 지키기에 신속히 하고 지체하지 아니하였다나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때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명하여 주셔서 주의 증거들(말씀)로부터 지속적으로 멀어지려하는 우리의 본성을 깨닫게 해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십니다.

  우리가 고난 중에 있으면 더 정신을 바짝 차려서 주님을 의지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적화자가 느꼈던 낙심과 두려움 속에서 현실적인 대안과 타협점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찾고 구하는 사람은 주님을 향하여 발길을 돌이키는 복을 받습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여 자신을 잘 살피시고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을 주님께로 돌이키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직접 악인들을 심판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나님을 향하여 어떤 모습으로 서있는 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3) 위로 (49-52절)
  우리가 주의 말씀을 간절히 붙잡을 때 받는 또 다른 복은 위로입니다.

  “49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내게 소망을 가지게 하셨나이다 
   50 이 말씀은 나의 고난 중의 위로라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기 때문이니이다 
   51 교만한 자들이 나를 심히 조롱하였어도 나는 주의 법을 떠나지 아니하였나이다 
   52 여호와여 주의 옛 규례들을 내가 기억하고 스스로 위로하였나이다”

  시적 화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고난 중에 소망을 가졌습니다. 구원에 관한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에게 위로를 줍니다. 사울의 추격을 피해 광야에서 거친 나날들을 보냈던 다윗도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위로를 받았습니다.

  시편63:6-7 “6 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새벽에 주의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하오리니 7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음이라 내가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겁게 부르리이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의 제1문에서도 우리의 유일한 위로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문 : 살아서나 죽어서나 당신의 유일한 위로는 무엇입니까?
답 :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는 나의 것이 아니요, 
     몸도 영혼도 나의 신실한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보혈로 나의 모든 죗값을 완전히 치르고
나를 마귀의 모든 권세에서 해방하셨습니다.
     또한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의 뜻이 아니면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나를 보호하시며,
참으로 모든 것이 합력하여 나의 구원을 이루도록 하십니다.
     그러하므로 그의 성신으로
그분은 나에게 영생을 확인시켜 주시고,
이제부터는 마음을 다하여 즐거이 그리고 신속히 그를 위해 살도록 하십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우리의 ‘유일한 위로’는 우리가 성자 하나님으로 인하여 구속받아 하나님의 것이 되었고, 우리가 성부 하나님의 보호 아래 살아가며, 우리를 성령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위해 살도록 도와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고난과 어려움 속에 있더라도 주의 말씀을 사모하는 자는 하늘의 위로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4) 성화(67절, 71절)
  그리고 고난 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자에게 주님께서는 성화의 복을 허락하십니다.

  “67.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71.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고난 중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즐거움과 위로를 받은 시적 화자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비록 고난을 당했지만,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돌이키게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유익이라고 고백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성숙하게 만듭니다.

  더불어 시적화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할 때에, 나를 비방하는 자들에게 대답할 말이 있도록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신다고 고백합니다. 

  “42 내가 나를 비방하는 자들에게 대답할 말이 있사오리니 내가 주의 말씀을 의지함이니다”

  성도 여러분, 고난 중에 눈을 들어 주님을 보시기 바랍니다. 고난 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더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고난으로 인하여 흩어졌던 우리의 시선들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할 것이며, 우리를 향해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약속과 구속의 은혜가 우리를 든든하게 위로하여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하게 할 것입니다.



3. 말씀을 사모하는 화자의 태도

  시의 주인공은 비록 고난 중에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말씀을 통해서 주시는 복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에 오늘날 복음전도자로 살아가는 우리도 동일한 태도로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며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구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은 오직 은혜로만 말씀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의 말씀을 마주해야 합니다. 시적 화자도 “주의 율례들을 내게 가르치소서”라고 수없이 반복하며, 말씀을 가르쳐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21문의 참된 믿음에 관한 가르침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말씀을 깨달을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1문 : 참된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답 :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에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모든 것이 진리라고 여기는 확실한 지식이며,
     동시에 성신께서 복음으로써 내 마음속에 일으키신 굳은 신뢰입니다.
     곧 순전히 은혜로,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 사함과 영원한 의로움과 구원을 
다른 사람뿐 아니라 나에게도 주심을 믿는 것입니다.


(1) 기도
  참된 믿음은 우리가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게 합니다. 그런데 이 믿음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시해주신 말씀과 더불어, 성령 하나님께서 마음속에서 굳은 신뢰를 일으켜주실 때 생깁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말씀을 믿을 수가 없음을 기억해야 하며, 겸손하게 하나님께 은혜를 간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할 때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명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이 고난의 밤 중에 우리를 일으켜 세워줍니다.


(2) 지식
  우리는 하나님께 말씀을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지만, 실제로 말씀을 익히는데도 많은 힘을 쏟아야 합니다. 시의 주인공은 악인들의 비방과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을 읊조렸다고 반복해서 말합니다.

  “23 고관들도 앉아서 나를 비방하였사오나 주의 종은 주의 율례들을 작은 소리로 읊조렸나이다”
  “78 교만한 자들이 거짓으로 나를 엎드러뜨렸으니 그들이 수치를 당하게 하소서 나는 주의 법도들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리이다”
  “148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려고 내가 새벽녘에 눈을 떴나이다”

  고난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기억나고 읊조리기 위해서는 평소에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암송하고 또한 열심히 연구해야 합니다. 148절에서 시의 주인공은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기 위해서 새벽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우리도 집중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숙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때 여러 가지 교리문서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유익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나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교리문서는 종교개혁의 훌륭한 유산으로서 성경의 가르침을 체계적이고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문서들에는 믿음의 선배들이 세속화된 교회의 박해 속에서 진리를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정수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리문답서들을 작성했던 종교개혁자들은 모두가 성경에 정통한 실력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성경을 연구하고 바르게 해석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온갖 박해와 위협 속에서 도망 다니고 불편한 상황들에서도 이 일에 목숨을 바쳤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족이나 교회 안에서 성경과 더불어 교리문답을 함께 공부하면 아주 견고한 신앙고백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열심히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해야하고, 더불어 겸손하게 엎드려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신뢰할 수 있도록 은혜를 간구해야 합니다. 그 때에 우리는 고난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지조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4. 말씀을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 : 가장 극심한 고난 가운데에서 시편22편 암송하심

  우리의 가장 훌륭한 모범이신 예수님께서는 고난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읊조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어두운 밤을 보내셨습니다. 세상은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죽이기 위해 온갖 로비와 거짓 모함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희롱하고 모욕했으며, 약탈하고 폭력을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가장 가까이서 함께 지냈던 제자들에게 배신을 당하셨으며 부당한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온 몸의 마지막 기력을 모아 시편22편의 첫 구절을 암송하신 것입니다. 시편22편의 시적 화자는 사람들의 조롱거리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며, “그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것 하나이다”(시22:8)라며 비웃었고, 시의 주인공은 뼈가 어그러지고 마음이 녹는 극심한 고통 가운데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가 주의 이름을 형제에게 선포하고 회중 가운데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시22:22)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비록 나의 상황이 비참하고 고난 가운데 놓여 있다 하더라도, 주의 이름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찬송하겠다는 고백입니다. 바로 그 지점부터 하나님의 구원이 시작됩니다.



5. 결론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복음전도자로 살아가며 고난을 당했습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다가 비난과 살해위협을 받았고, 사도 바울도 복음을 전하다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도 복음전도자로 주께서 보내신 삶의 현장에서 살아갈 때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마주합니다. 악한 영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황을 부추겨 우리를 위협하거나 유혹합니다.

  바로 이 때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읊조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오늘 본문의 주인공처럼 당장 귀에 들리는 비방 속에서 두려워하며, 손에서 빠져나가는 손해들을 걱정하며 마음이 흔들리는 유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금 강조합니다. 이런 순간에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발걸음을 굳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우리는 평소에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익히는 일에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조용한 시간을 확보하셔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암송하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종교개혁의 유산인 교리문답서들을 활용하셔서 교리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십시오. 겸손하게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마주할 때 주님께서 우리의 삶을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105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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